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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karta] 여기는 자카르타. 앞으로의 6개월 혹은 1년을 잘 부탁합니다. 더보기
첫 여행, 인도 첫 여행을 기억한다. 내 첫 여행지는 인도였다. 물론 그 여행은 지금처럼 '본격 여행'이나 '혼자 다니는 여행'은 아니었다.하지만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첫 여행지를 인도로 정했다는 건 내게도 어느 정도 발바닥이 간지러워서 정착할 수 없는 그런 여행자의 기질이 있었던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나는 대학교 2학년이었고, 해외에 가본 적이 없었고 그다지 결단력 있는 성격도 아니었다.그런데 인도 여행 이야기를 듣고는 '가고 싶다'가 아닌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나는 그 여행을 가야했다. 말 그대로 나는 꼭 그 여행을 가야만 했다. 엄마는 가끔 "산이 부른다."는 말을 했다. 사범대를 수석으로 과대로 졸업한 엄마는 부임이 내정된 학교가 있었다고 했다.학교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었고, 본인이 원해서 간 사범대였다.. 더보기
[순간] Singapore flyer 싱가폴을 여행하고 있을 때, 나는 별로 좋아하는 일행들과 함께하고 있지 않았다. 솔직히 계속해서 짜증이 났고, 짜증이 나고 불편할 때마다 그러는 것처럼 내 목소리 톤은 낮아질대로 낮아지고 말투는 딱딱해졌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짜증이 나 있는 내 모습과 그 모습을 나라고 생각할 일행들이 더 불편해졌다. 소나기가 내렸다. 갑자기 내린 소나기에 기분까지 금방 축축해졌고, 물에 불은 신발이 떨어져버렸다. 급하게 산 슬리퍼를 신고 도로변을 걷다가 만화처럼 뒤로 꽈당 넘어져서 피가 났다. 가깝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는 일행들은 신나게 웃었고, 나도 씩 웃어보이고 다시 길을 앞장 섰다. 덕 투어를 타고 시내를 돌았다. 얼굴에 살짝 와 닿는 물기가 기분을 달래 주었다. 피곤하고 배고픈 상태로 타워를 올라가서 플라이어.. 더보기
# 불안 지금의 애인은 내게 참 잘해준다. 이젠 애인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우린 잘 어울리니까!'라는 말이 내 입에서 장난처럼 나오는데, 그 순간들을 보면 참 신기하고, 그 신기함이 더 없이 즐겁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구나, 그리고 그 사실을 편안하게 시인할 정도로 안정감을 느끼고 있구나.'를 단번에 느끼게 해주는 그 장난은 언제나 즐거워서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처럼 꺄르르 웃고 싶은 기분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불안하다. 그리고 내 불안은 두려움에서 기인한다. 첫사랑을 앓았다. 처음으로 내 세상이 타인으로 인해서 재구성 되어서 온전히 다른 세상에 살아보았고 그 세상이 산산이 무너지는 것을 보았다. 붕괴는 상대 쪽에서부터 일어났는데 감정이 없는 지겨워하는 눈빛 앞에서 나는 쩔쩔매며 울기만 했다... 더보기
출사표 나는 이기적이라서 결국 내가 가장 관심이 있고 잘 아는 건 내 자신이니까, 하고 싶은 말이 가장 많은 건 내 자신에 대해서니까, 내 이야기를 실컷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문득 내와 닮은 타인을 나에게 비추어 볼 수 있다면 타인이 또 다른 타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 그래, 누가 관심을 가져야만 떠들 수 있나? 어제 본 영화의 주인공 말처럼 "나는 계속 이야기 할 거다." 누군가가 듣던지 말던지 궁금해하던지 말던지, 나는 여기에 있으니까 이야기 하겠다.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자기소개서를, 회고록을, 자기개발서를, 사용설명서를 나는 여기에 쓰겠다. 검고 싶은 내 심연의 바닥까지, 성찰하며 파보자. 더보기
Castel S04EP03 For me, as well. 더보기
Castle S04EP04 I'll be there for you, dear. 더보기
Castle S04EP11 여자를 포함해서, 사람은 누구나. 더보기
Sherlock Holmes S01E02 The Dancing Men 이런 거 너무 멋지다. 약속과 맹세가 중요했던 시절이 정말로 존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멋지다. 사랑도 맹세도 지키기 위해 애쓰고 지혜로워 지는 것. 더보기
[단편] strawberry fields forever 그녀가 말했다. “너는 여자를 너무 좋아해.” 그는 말했다. “나는 사람이 좋아, 혼자 있는 게 싫어, 그러니까 나는 사실 외로움을 못 견디는 거야.” 그녀는 동의했다, 그가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을, 그리고 혼자 있지 못한다는 것을. 고향 땅을 떠난 타지에서, 모두들 비슷비슷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그의 집에서는 매일 같이, 아니 하루걸러 하루씩 파티가 벌어지곤 했다. 누군가의 환영 파티, 또 다른 누군가의 송별 파티, 가끔은 생일 파티, 그리고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사소하고 작은 이유의 파티들로 그의 집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들끓었다. 그리고 파티가 없는 그 하루걸러 하루조차, 그는 혼자이고 싶지 않아했다. 그의 집 근처에 사는 세 사람의, 굳이 파티라고 부르려면 부를 수 있는 작은 모임. 때로는 운동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