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Singapore flyer 싱가폴을 여행하고 있을 때, 나는 별로 좋아하는 일행들과 함께하고 있지 않았다. 솔직히 계속해서 짜증이 났고, 짜증이 나고 불편할 때마다 그러는 것처럼 내 목소리 톤은 낮아질대로 낮아지고 말투는 딱딱해졌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짜증이 나 있는 내 모습과 그 모습을 나라고 생각할 일행들이 더 불편해졌다. 소나기가 내렸다. 갑자기 내린 소나기에 기분까지 금방 축축해졌고, 물에 불은 신발이 떨어져버렸다. 급하게 산 슬리퍼를 신고 도로변을 걷다가 만화처럼 뒤로 꽈당 넘어져서 피가 났다. 가깝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는 일행들은 신나게 웃었고, 나도 씩 웃어보이고 다시 길을 앞장 섰다. 덕 투어를 타고 시내를 돌았다. 얼굴에 살짝 와 닿는 물기가 기분을 달래 주었다. 피곤하고 배고픈 상태로 타워를 올라가서 플라이어.. 더보기 # 불안 지금의 애인은 내게 참 잘해준다. 이젠 애인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우린 잘 어울리니까!'라는 말이 내 입에서 장난처럼 나오는데, 그 순간들을 보면 참 신기하고, 그 신기함이 더 없이 즐겁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구나, 그리고 그 사실을 편안하게 시인할 정도로 안정감을 느끼고 있구나.'를 단번에 느끼게 해주는 그 장난은 언제나 즐거워서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처럼 꺄르르 웃고 싶은 기분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불안하다. 그리고 내 불안은 두려움에서 기인한다. 첫사랑을 앓았다. 처음으로 내 세상이 타인으로 인해서 재구성 되어서 온전히 다른 세상에 살아보았고 그 세상이 산산이 무너지는 것을 보았다. 붕괴는 상대 쪽에서부터 일어났는데 감정이 없는 지겨워하는 눈빛 앞에서 나는 쩔쩔매며 울기만 했다... 더보기 출사표 나는 이기적이라서 결국 내가 가장 관심이 있고 잘 아는 건 내 자신이니까, 하고 싶은 말이 가장 많은 건 내 자신에 대해서니까, 내 이야기를 실컷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문득 내와 닮은 타인을 나에게 비추어 볼 수 있다면 타인이 또 다른 타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 그래, 누가 관심을 가져야만 떠들 수 있나? 어제 본 영화의 주인공 말처럼 "나는 계속 이야기 할 거다." 누군가가 듣던지 말던지 궁금해하던지 말던지, 나는 여기에 있으니까 이야기 하겠다.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자기소개서를, 회고록을, 자기개발서를, 사용설명서를 나는 여기에 쓰겠다. 검고 싶은 내 심연의 바닥까지, 성찰하며 파보자.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