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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는 끝났다 1) 사춘기는 끝났다. 사춘기는 끝났다. 그것은 내가 더 이상 내 주위의 모든 것을 원망하며 증오하지 않는 다는 이야기고,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그럴 권리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을 깨달았을 때, 어른이라는 것은 이해하고 포용하는 것이라고 믿어왔던 내 생각이 꼭 내가 바라던 방향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때는 용서할 수 없어 눈물을 뚝뚝 흘리고 내가 저 자리에 서면 이렇게 행동하지 않으리라, 힘없는 자신을 미워하며 입술만 물고 서 있던 일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모든 일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가끔은 이해 할 수 없던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기도 했다. 그리고 심지어는 그들의 몇 번 그들의 입장에 서기도 했으니 가끔은 그 때의 내가 귀엽기도 우.. 더보기
김연수 <세상의 끝, 여자친구> 작가의 말 나는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에 회의적이다. 우리는 대부분 다른 사람들을 오해한다. 네 마음을 내가 알아라고 말해서는 안된다. 그보다는 네가 하는 말의 뜻도 나는 모른다,라고 말해야만한다. 내가 희망을 느끼는 건 인간의 이런 한계를 발견할 대다. 우린 노력하지 않는 한, 서로를 이야하지 못한다. 이런 세상에 사랑이라는 게 존재한다. 따라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한, 우리는 노력해야만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 노력하는 이 행위 자체가 우리 인생을 살아볼 만한 값어치가 있는 것으로 만든다. 그러므로 쉽게 위로하지 않는 대신에 쉽게 절망하지 않는 것 그게 핵심이다. 김연수 작가의 말 더보기
먼곳에의 그리움, 전혜린 그것이 헛된 일임을 안다. 그러나 동경과 기대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무너져 버린 뒤에도 그리움은 슬픈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나는 새해가 올 때마다 기도 드린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게 해달라고……. 어떤 엄청난 일, 매혹하는 일, 한마디로 '기적'이 일어날 것을 나는 기대하고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모험 끝에는 허망이, 여행 끝에는 피곤만이 기다리고 있는 줄을 잘 안다. 그리움과 먼 곳으로 훌훌 떠나 버리고 싶은 갈망, 바하만의 시구처럼 '식탁을 털고 나부끼는 머리를 하고' 아무 곳이나 떠나고 싶은 것이다. 먼 곳에의 그리움! 모르는 얼굴과 마음과 언어 사이에서 혼자이고 싶은 마음! 텅빈 위(胃)와 향수를 안고 돌로 포장된 음습한 길을 거닐고 싶은 욕망. 아무튼 낯익을 곳이 아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