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람에나부끼는머리하고

발리 당신과 함께 했던, 참으로 호사스러웠던, 나의 빛나는 스물여섯의 여름. 그리고 발리. 잊지 않겠습니다. 더보기
[Jakarta] 여기는 자카르타. 앞으로의 6개월 혹은 1년을 잘 부탁합니다. 더보기
첫 여행, 인도 첫 여행을 기억한다. 내 첫 여행지는 인도였다. 물론 그 여행은 지금처럼 '본격 여행'이나 '혼자 다니는 여행'은 아니었다.하지만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첫 여행지를 인도로 정했다는 건 내게도 어느 정도 발바닥이 간지러워서 정착할 수 없는 그런 여행자의 기질이 있었던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나는 대학교 2학년이었고, 해외에 가본 적이 없었고 그다지 결단력 있는 성격도 아니었다.그런데 인도 여행 이야기를 듣고는 '가고 싶다'가 아닌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나는 그 여행을 가야했다. 말 그대로 나는 꼭 그 여행을 가야만 했다. 엄마는 가끔 "산이 부른다."는 말을 했다. 사범대를 수석으로 과대로 졸업한 엄마는 부임이 내정된 학교가 있었다고 했다.학교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었고, 본인이 원해서 간 사범대였다.. 더보기
[순간] Singapore flyer 싱가폴을 여행하고 있을 때, 나는 별로 좋아하는 일행들과 함께하고 있지 않았다. 솔직히 계속해서 짜증이 났고, 짜증이 나고 불편할 때마다 그러는 것처럼 내 목소리 톤은 낮아질대로 낮아지고 말투는 딱딱해졌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짜증이 나 있는 내 모습과 그 모습을 나라고 생각할 일행들이 더 불편해졌다. 소나기가 내렸다. 갑자기 내린 소나기에 기분까지 금방 축축해졌고, 물에 불은 신발이 떨어져버렸다. 급하게 산 슬리퍼를 신고 도로변을 걷다가 만화처럼 뒤로 꽈당 넘어져서 피가 났다. 가깝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는 일행들은 신나게 웃었고, 나도 씩 웃어보이고 다시 길을 앞장 섰다. 덕 투어를 타고 시내를 돌았다. 얼굴에 살짝 와 닿는 물기가 기분을 달래 주었다. 피곤하고 배고픈 상태로 타워를 올라가서 플라이어.. 더보기
먼곳에의 그리움, 전혜린 그것이 헛된 일임을 안다. 그러나 동경과 기대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무너져 버린 뒤에도 그리움은 슬픈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나는 새해가 올 때마다 기도 드린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게 해달라고……. 어떤 엄청난 일, 매혹하는 일, 한마디로 '기적'이 일어날 것을 나는 기대하고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모험 끝에는 허망이, 여행 끝에는 피곤만이 기다리고 있는 줄을 잘 안다. 그리움과 먼 곳으로 훌훌 떠나 버리고 싶은 갈망, 바하만의 시구처럼 '식탁을 털고 나부끼는 머리를 하고' 아무 곳이나 떠나고 싶은 것이다. 먼 곳에의 그리움! 모르는 얼굴과 마음과 언어 사이에서 혼자이고 싶은 마음! 텅빈 위(胃)와 향수를 안고 돌로 포장된 음습한 길을 거닐고 싶은 욕망. 아무튼 낯익을 곳이 아닌 .. 더보기